남파랑길 92

남파랑길 12코스(암아교차로 ~ 배둔시외버스터미널)

새벽잠을 설치고 일어나 죽전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타고 꿈속을 헤매다보니 암아 삼거리에서 우릴 내려줬고 삼거리를 뒤로하고는 앞만 보면서 뭐가 바쁜지 열심히 걷는다. 푸른 바다 멀리 떠있는 섬들을 보면서 보에 막혀 오르지 못하는 물고기를 생각해보며 부지런한 농부는 이미 못자리 만들었고 길손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햇빛을 가리며 화려함을 뽐내는 화원을 지나 쉬라는 쉼터도 모른 채 외면하고는 불어오는 바다 바람에 이마에 땀을 말리면서 창포마을을 지났고 바다 위 생활 터전에서 조업하는 어부들을 뒤로했다. 인도가 없는 차로 한 옆으로 걸어 언덕을 넘어가니 커다란 오동나무가 보랏빛 꽃을 활짝 만개하였고 바다 건너 고성군에서는 공룡엑스포 개최한다고 했다. 화사한 꽃망울 너머로 보이는 그림 같은 모습들을 눈에 담았다. 시락..

남파랑길 2021.05.02

남파랑길 86코스(완도항 해조류센터 ~ 남창리 남창정류소)

00시 15분 죽전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 쏟아지는 잠에 금방 잠들 줄 알았더니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보니 어느 사이 버스는 완도항에 있는 해조류 센터 인근에서 우릴 내려놓았고 우린 습관처럼 길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아직도 어두운 밤이었으나 시가지엔 불빛이 환하게 비춰주었고 해조류센터를 뒤로하며 완도해변 공원길을 걸었다. 완도군 마스코트를 지나고 전복거리를 지나서 해수부 완도청사에 도착할 때까지는 밝은 거리를 걸었었는데 해수부 아래 해변 길은 암흑 속이어서 휴대폰 불빛으로 조심조심 걸었다. 어두운 길을 벗어나 마을을 통과하면서 어둠은 서서히 물러섰고 차도로 나서니 아직도 거리엔 가끔 차가 지나갈 뿐 조용했다. 청해진 일주도로를 벗어나 마을을 지날 즈음 거리는 환해졌고 마을 포장길을 걸어 오르다 옆을 보니..

남파랑길 2021.04.26

남파랑길 50코스(중동근린공원 ~ 광양터미널)

2주 만에 와보는 중동근린공원은 새 잎으로 몸단장하면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고 오늘도 나그네는 갈 길이 바쁜 듯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 제철로를 따라 사거리를 횡단하여 앞만 보면서 걸었다. 성황천 주변 공사장을 지났고 골약동 입구를 지나니 논갈이가 끝난 논에는 물이 가득했고 길가에 늘어진 등꽃은 시선을 붙잡았다. 구봉산 안내도를 보고 임도를 따라 경사로를 오르니 걸음은 늦어지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낙엽송과 침엽수가 늘어 선 임도를 걸어가니 불어오는 바람이 고맙기만 했고 앞서가는 길손과 점점 멀어지더니 앞 뒤로 걷는 객들이 보이지 않았고 남파랑길에서 잠시 벗어나 구룡산 전망대로 향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산)이로다 라는 시조를 생각하면서 힘들게 걷다가 힘들면 잠깐씩 서서 광양..

남파랑길 2021.04.17

남파랑길 11코스(구서초교 분교 ~ 암아교차로)

구서분교 앞에서 하차하고는 녹음이 짙어진 가로수를 따라 걸었다. 길가에 야생화는 화려한 빛깔로 뽐냈고 나그네는 길 따라 걷기만 했다. 세차게 부는 봄바람 속에 갈 길 바쁜 발걸음만 옮길 뿐 여기저기 피어난 유채꽃에 잠시 눈을 돌리다가도 걸어야 할 거리에 움직였다. 고개를 넘으니 파란 바다에 가슴을 펴보았고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지내신 재말장군의 묘 앞을 지나 광암해변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바다를 벗하며 걷다가 보리밭 넘어 보이는 새 잎으로 덮여가는 산도 보면서 바쁜 마음에 차도 한잔 못 마시고 쉼터를 바라보기만 할뿐 다구항을 지나갔다. 산길을 올라가니 해 그늘이 고맙고 소나무 숲 아래를 지나며 피톤치드에 큰 숨을 쉬어본다. 누가 와서 놀던 그네인지 궁금하지만 미련 없이 시선을 돌리고는 고개를 넘어 마을..

남파랑길 2021.04.15

남파랑길 82코스(구목리교 ~ 가우도 입구)

강진만 생태공원이 있는 구목리교 앞에서 하차 걸을 준비를 마치고는 다리를 건너며 강진만 갈대밭을 내려다보고는 벚꽃은 낙화하고 녹음으로 물들어가는 제방에 활짝 핀 유채꽃을 눈에 담고 맞은편을 보니 산허리에는 강진의 상징이 보였고 강진만 생태공원 상징탑을 보고는 갈대밭 사이로 놓아진 데크 위를 걸었다. 만복산을 바라보면서 백조다리도 지났고 어부들의 일하는 모습도 보면서 상징물인 백조 형상을 지나 물 빠진 갯벌 옆 제방 위를 걸었다. 강남배수장을 지나 산허리를 돌며 숨어서 피어있는 벚꽃을 반갑게 보고는 지나 온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배 위에서 건조시키는 그물 옆을 지났다. 만복마을까지 2.7Km 내려쬐는 햇볕은 뜨겁지만 살살 부는 바람은 걷기에 좋았다. 바다와 접해 있는 해안 길을 걷노라니 마음은 편안하고 즐거..

남파랑길 2021.04.13

남파랑길 49코스(진월초등학교 ~ 중동근린공원)

광양 진월초등학교 입구에서 하차하니 맑고 푸른 하늘에서는 햇볕이 강하게 비추니 초 여름날처럼 더웠다. 공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우린 공원을 뒤로했다. 윤동주 시(詩) 공원에 도착 시비에 적힌 시를 읽었으며 망덕 포구 모습도 돌아보다가 망덕포구 먹거리 타운을 지났다. 윤동주길을 벗어나서 광양제철소 가는 길로 들어섰고 태인대교를 건너며 섬진강을 내려다보았고 자전거길을 따라 광양제철소로 향했다. 섬진강변 마을과 공원들을 지나고 광양제철소 앞을 지나서 걸어 내려왔던 섬진강변을 돌아 올라가며 지났던 길을 건너다보았다. 금섬해안길을 따라 걸었고 백운둘레길로 접어들어 걷다가 백운 그린랜드공원을 지나 새잎이 많아지고 있는 벚나무 아래를 걸어서 무지개다리로 들어섰다.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데크 계단..

남파랑길 2021.04.05

남파랑길 83코스(도암농협앞 ~ 구목교 서쪽)

전날부터 내리던 비는 지금도 부슬부슬 내렸으나 도암농협 앞에 도착했을 때는 비는 멈췄다. 농협 옆길을 걸어가니 붉은 연산홍은 꽃이 필 준비가 한창이었고 활짝 핀 수선화는 오가는 사람을 즐겁게 했다. 장촌교를 건너고 도로를 가로질러 동백꽃이 낙화하고 있는 거리를 걷다가 본 활짝 핀 벚꽃은 주변을 환하게 했다. 석문공원 구름다리로 가는 길은 벚꽃과 동백꽃길 이었고 남도 오백리 역사 숲길로 들어서 진달래꽃이 반기는 숲길을 걸었다. 산 아래 구름다리를 향해 내려가며 주변 바위산을 바라보았고 구름다리를 건너 노적봉 전망대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석문공원으로 내려가 바람에 떨어진 벚꽃 잎을 밟으며 산길로 들어가서 마점마을로 향했다.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란 침엽수림 사이를 빠져나가 마전마을로 들어섰다. 다산초당을..

남파랑길 2021.03.29

남파랑길 10코스(마산항 입구 ~ 구서초교 분교앞)

얼마나 많은 벚꽃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 속에 마산항 입구에서 하차하여 임항선 그린웨이를 마무리하며 차도를 건너 정비공사 중인 도로를 걷다가 마산세관 옛터를 지나니 도로변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마산보건소 앞을 지나 남부터미널를 향해 차도를 건넜고 해양드라마세트장 방향으로 걸었다. 청량산으로 올라가니 산책로에는 하얀 벚꽃이 반겼다. 동백꽃과 벚꽃이 마주하는 길을 지나 구름이 낮게 깔린 탓에 선명한 벚꽃을 볼 수는 없었지만 봄기운을 받아 연한 녹색으로 덮여져가는 능선 너머로 마산항을 바라보며 산책로를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가끔은 노란색, 가끔은 분홍색 한편엔 화사한 벚꽃을 보면서 즐겁게 걸었다. 전망대에 올라 마산항을 바라보고 내려와서는 벚꽃 터널을 따라 걸었다. 청량산 벚꽃 산책로를 벗어나 ..

남파랑길 2021.03.26

남파랑길 48코스(하동송림입구 ~ 진월초등학교)

죽전정류장을 떠난 버스는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고는 하동 송림공원 주차장에 일행들을 내려줬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섬진강이 흐르고 다리 건너는 광양시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송림공원을 둘러보고는 섬진교를 건너며 벚꽃이 꽃봉오리를 터트린 모습도 보면서 광양시로 들어섰다. 다리 끝에 선 벚나무는 시를 찾는 나그네를 반기듯 꽃을 활짝 피웠고 남파랑길은 섬진강 둔치로 내려서면 자전거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매화는 만개했던 시기가 지나서 낙화한 나무가 많아 보였고 섬진강 하모니 철교로 올라가서 철로를 활용한 다리를 걸으며 강 주변을 살펴보고 내려왔다. 맹고불고불 자전거길을 걸으며 활짝 핀 매화나무를 보면서 섬진강 끝들 마을로 접어들었다. 활짝 핀 이팝나무꽃을 보았고 매화나무꽃길과 대나무 곁을 지났으며 비닐하우스로 ..

남파랑길 2021.03.23

남파랑길 9코스(진해드림로드 입구 ~ 마산항 입구)

7시 15분 죽전정류장을 떠난 버스는 열심히 달려서 참외로 유명한 성주휴게소에서 20분간 휴식을 취하고는 진해드림로드 입구에서 우리를 내려놓고는 떠났다. 일행들은 뭐가 급한지 기록 사진을 남기고는 뿔뿔이 흩어져 출발하였고 2주전에는 어쩌다 매화꽃만 보았는데 입구 주변에는 개나리꽃과 동백꽃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드림로드 입구를 뒤로하고 마산항으로 발길을 옮기니 길가에 ‘1979년 태풍 쥬디가 몰고온 폭우 산사태에서 마전터널 이용 귀가자와 차량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던 중 발생한 산사태로 꽃다운 나이에 숨진 8인의 해군장병의 넔을 위로하는’ 순직비가 있었다. 터널 옆 산길을 오르는데 울창한 편백나무 아래를 지나지만 너무 힘들었다. 능선에 올라 잠시 쉬었다가 발길을 옮겨 경사진 산허리를 갈 ..

남파랑길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