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분교 앞에서 하차하고는
녹음이 짙어진 가로수를 따라 걸었다.
길가에 야생화는 화려한 빛깔로 뽐냈고
나그네는 길 따라 걷기만 했다.
세차게 부는 봄바람 속에
갈 길 바쁜 발걸음만 옮길 뿐
여기저기 피어난 유채꽃에
잠시 눈을 돌리다가도
걸어야 할 거리에 움직였다.
고개를 넘으니 파란 바다에
가슴을 펴보았고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지내신
재말장군의 묘 앞을 지나
광암해변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바다를 벗하며 걷다가
보리밭 넘어 보이는
새 잎으로 덮여가는 산도 보면서
바쁜 마음에 차도 한잔 못 마시고
쉼터를 바라보기만 할뿐
다구항을 지나갔다.
산길을 올라가니 해 그늘이 고맙고
소나무 숲 아래를 지나며
피톤치드에 큰 숨을 쉬어본다.
누가 와서 놀던 그네인지 궁금하지만
미련 없이 시선을 돌리고는
고개를 넘어 마을로 들어섰다.
조그만 항구를 자주 지나갔고
채취한 미더덕을 손질하시는
아낙들 곁을 지나쳤다.
라이락 꽃은 활짝 피어서
향기를 잃어버렸고
광암해변은 여름에 찾아올 손님을 위해
몸단장에 바빠 보였으며
길손들은 저마다
뭔가를 담기에 바빴고
광양항을 지나며 주변에서
점심으로 요즘 한철인
미더덕 덮밥을 먹고는
광암마을을 뒤로 했다.
해양관광로를 따라 걸었다.
해안을 떠나
잠시 번화가를 통과하여
고현교 앞 교차로 모퉁이에 있는
팔의사 창의탑를 돌아보았다.
인곡천 제방을 따라 걸었고
진동만에 펼쳐진 모습들을 보면서
개구리산 아래 있는
진동 물 재생센터를 빠져나와
갯벌체험장 옆으로 올라서며
바다를 보면서 고현마을 지났다.
진동항도 지났고
장기항도 지나서
뒷개마을 지나가니
선두항이 나왔다.
솔숲 사이 길을 나와
조선소를 지나고
미더덕로를 빠져나와
암아교차로에 도착하며
일정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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