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ne

외톨이

yabb1204 2016. 8. 28. 02:47

처서가 지났음에도 계속되는 열대야로 저녁식사 중에도 땀이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연일 뉴스에서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집중 보도하고 있음에도 정부에서는 마이동풍인 양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남편은 그네에게 말한다.

정부는 너희가 아무리 떠들어도 꿈쩍 안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계속 흐르는 땀을 선풍기 바람에 말려가면서 넉두리 중이다.

 

저녁밥 먹고 바람도 쐴겸 통장정리나 하러 갈까?

그네는 그러라고 대답한다.

 

간간이 들어오는 바람도 계속된 가뭄으로 후덥지근하기만 하다.

저녁식사를 마친 남편과 그네는 아파트를 나섰다.

 

두런두런 그네가 하는 얘기에 대꾸하면서 길을 걸널 때 그네가 소리친다.

어디로 가는 거야?

아파트 옆길로 올라가서 길 따라 가면 되거든

그럼 따라오라고 하면서 길을 건너야지

알았어! 이리 건너 올라가자구

 

아파트 옆길을 따라 길을 오르며

그네는 화단에 있는 무성한 잡초를 보면서 한마디 한다.

전혀 관리를 안하는구먼

남편은 건성으로 그 것들도 키우는 모양이지

 

길을 따라 오르다 놀이터 주변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서

남편은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 처음보네

방학 중이라서 놀러나왔나?

 

그네와 남편은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길가에 호텔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더니 그네는 저기가 현경씨가 말하던 호텔인데 더우면 로비에서 쉴 수 있다고 하던데 구경 가볼까?

남편은 저 아래 있던 호텔 아니었어?

그네는 현경씨가 여기라고 했어.

남편은 그래서 꼭 들어 가봐야 해

그네는 당신은 자기가 하기 싫은 거에 대해선 꼭 그렇게 얘기하더라.

남편은 그럼 들어 가 봐 하면서 얘기했지만

언짢았는지 그네는 그냥 지나쳐 걷는다.

 

그렇게 걷다가 목적지인 은행에 도착해서 통장을 정리하고 잔고를 확인한 다음 길을 나서니 더운 밤공기가 훅 다가온다.

 

함께 길을 나서 내려오다 그네보다 앞서 걷던 남편은 그네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네가 가까이 오면 나란히 걷다보면 어느새 저만큼 앞서 걷게 되곤한다.

 

가까이 다가 온 그네는 갑자기 당신은 항상 자기가 얘기하기 전에는 한마디도 먼저 말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자기에게 할 말이 없냐고 따진다.

갑작스런 공격에 남편은 당황하면서 말을 더듬으며 그~렇치 특별하게 할 말이 있어야지?

그네는 아무 말이나 하면 되지 꼭 특별한 말을 해야면서 화를 낸다.

남편은 쭈빗쭈빗하면서 앞서 걷다 그네가 다가오길 기다리곤 했다.

그 것도 못마땅한 듯 그네는 그런 것도 보기 싫으니까 그냥 앞서 가라고 한다.

 

남편은 그네 말에 따라 앞서 걷다가 힐끔힐끔 뒤돌아보면서 거리를 유지하곤 하다가 건널목을 건너서 맞은 편 길로 걸어가면서 보조을 맞추려 했으나 걷다보니 그네가 보이지 않았다.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가봤으나 그네는 보이지 않기에 그네가 다른 길오 돌아 집으로 간다고 생각하고는 가던 길을 걸어서 아파트에 도착 집으로 들어가 한참을 기다리니 문에서 번호를 누르는데 잘 못 눌렀는지 삐리리하면서 소리가 들리기에 재빨리 뛰어가 문을 열어주었으나 그네는 쌀쌀한 표정으로 그네가 머무는 방으로 들어간다.

 

남편은 쭈빗대다가 남편이 머무는 방으로 들어가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또 몇 날이나 보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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