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65코스 (독대마을회관 ⟹ 간천버스정류장)

yabb1204 2021. 10. 3. 15:05

 

어둠을 뚫고 달려온 버스는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해안가 독대마을회관 앞에

우리들을 쏟아 놓았고

하차한 길손들은

등불 하나에 의존하며

안개 속을 헤치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들녘에는 벼들은 고개를 숙였고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있기에

길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화덕 삼거리을 지나며

화덕마을로 진입하여

뿌옇게 내리는 안개 속을 걸었다.

마을을 벗어나 산길로 올랐으며

쪽배 닮은 달도 안개에 가려져

길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방조제 위를 걸으며 바라본 바다는 검었고

보이는 건 모두 안개 속 어둠 뿐 이었으나

그래도 가끔 만나는 가로등은 고마웠다.

들녘을 걷다가 가을 전령을 만나니 좋았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니 땀 대신

이슬에 손이 흠뻑 젖었다.

어둠이 거칠 시간이 되었어도

안개 때문에 늦어지는 듯싶었고

심포마을 입구를 지나 차도를 걷다

들녘 중앙 농로로 들어서서 걸어가니

조금씩 날이 밝아져 왔고

배넘기미길을 걸어서

예동 마을회관을 지나

다시 들녘을 걸었다.

차도를 걷다가

우모도 가는 길로 내려서서

다시 들녘 농로를 걸었으며

길가 풀들이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을 보면서

양희은이 불렀던 “아름다운 것들”을

흥얼거리면서 따분한 길을 걸었다.

비포장 농로에는 물이 고여 있어

물에 빠지지 않게 조심했고

어쩌다 희한한 모습을 한 바위를 지나

방조제 아래로 길을 걷다가

방조제 위로 올라가 걷기도 하면서

방조제를 걸으며 보이는 바다는

아직도 안개 속에 묻혀 있었다.

방조제를 내려와 차도를 따라 걷다가

골목으로 올라가서 공사 중인

마을 안길을 빠져나가

여호항을 지나갔다.

여호해안길을 따라 올라가

안개에 묻혀있는

여호항을 돌아보며

산길을 걸었고

하늘에서 비추는 해를 보니

안개 속에 갇혀있었다.

숲길을 헤치며 걸어가니

이슬에 온몸이 적셔졌고

들녘으로 내려서서

차도로 나와 걷다가

거미들이 지어놓은

덧을 보며 걸어가다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벌판이 보였다.

방내마을로 들어섰고

마을회관 앞 정자에서

4시간여를 걸어 온 다리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베풀었다.

방내길을 따라 마을을 벗어났고

안개가 걷히면서 팔영산 능선을

볼 수가 있었으며 들판을 가로 지르고

팔영산 산자락에 걸린 구름을 보면서

해안을 따라 걷기도 하면서

명주교 수문 위를 지났다.

점암 강산지구 방조제를 걸으며 펼쳐진

바닷가를 보다가 다시 들판으로

내려서서 논 사이를 걸었고

논두렁을 벗어나

차도로 올라가

오산교차로를 지났고

영남면으로 진입하여

신성마을 지나갔고

신성삼거리에서

간천마을로 향했으며

간천마을 입구에 도착했다.